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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기획] KT아현지사 화재 1년...통신마비, 다가오는 초연결사회를 암흑으로
  • 이송규
  • 등록 2019-11-23 08:5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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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강국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자화상
  • 근본 대책 세우지 않으면 테러 등 노출
  • 정부가 통신재난 표준 만들고 관리해야

지난해 11월24일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사고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이 피해 보상을 촉구하고 있다.(매일안전신문DB)

초연결(hyper-connected)사회로 사물인터넷(IOT, Innernet Of Things)을 기반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연결망으로 모든 사람과 사물을 연결하고, 심지어 가상공간과 현실도 연결되는 사회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IT강국 대한민국’을 무색하게 한 KT의 서울 아현지사 지하통신구 화재 사고가 발생한지 24일로 1년을 맞는다. 


 아현지사 지하통신구 화재는 1994년 3월 10일 서울지하철 종로5가역 인근에서 KT 전신인 옛 한국통신 혜화전화국의 지하 통신케이블 통신구 화재와 비교된다. 1994년만 하더라도 인터넷과 무선전화가 갓 보급되기 시작한 무렵이었다. 


 지금은 경제·사회 등 모든 활동이 IT(정보통신) 기술 없이 불가능한 시대다. 통신마비는 그만큼 치명적이다.


 화재 당시 통신구에는 소화기 한 대만 비치되어 있었고 스프링클러도 설치되지 않았다. 당직근무 직원 2명이 대응하기에는 애초 어려웠다.


 초연결 사회에서 통신대란의 피해는 막심했다.


 서울 중구과 용산구, 마포구, 서대문구 지역의 KT 유선전화와 휴대전화, 초고속인터넷, IPTV 서비스가 중단됐다. 신용카드 결제가 되지 않는 가게는 현금만 받거나 문을 닫아야 했다. 112와 119, 병원 시스템이 먹통이 됐다. 


 70대 여성이 119서비스를 제때 이용하지 못해 뒤늦게 병원으로 후송되지 못한 채 숨져 소송으로 번지는 일까지 발생했다.


 경찰은 5개월간 화재 원인과 책임 유무 등을 전문가들과 함께 면밀히 조사했으나 지난 4월 원인 규명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내사종결했다.


 경찰은 “당시 밀폐된 공간에서 9시간이나 화재가 이어지면서 전선이 모두 불타 녹았다”면서 “정확한 발화지점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형사처벌도 아무도 받지 않았다. 


 통신마비 사태가 대한민국 안전을 어떻게 위협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드러낸 사고였다.


 KT는 사고 발생 직후 모바일과 인터넷, 인터넷TV(IPTV) 등 이용 고객에게 1개월 이용료 기본 감면 방식으로 보상을 했다. 보상 대상 가입자는 110여만명으로 요금감면액이 350억8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장애로 영업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에 대한 지원은 복구까지 걸린 기간 별로 차등을 둬 까지 1~2일 40만원, 3~4일 80만원, 5~6일 100만원, 7일 이상 120만원을 지급했다.


  KT는 소상공인연합회, 피해지역 소상공인 대표, 피해지역 구청 관계자 등과 함께 ‘상생보상협의체’를 구성, 지원금 지급을 논의하고 합의하는 데 성공했다. 신청자 모두에 대한 지급이 지난달 완료됐다. 향후 유사 사례에서 적용될 수 있는 보상 방안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아현지사 사고와 같은 후진적 행태가 지속된다면 국가 기간통신망이 테러단체 등에 의한 도발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KT는 통신 허브역할을 하는 통신국사 56개를 전국망에 미치는 영향 정도에 따라 A∼D등급으로 나눠 관리하고 있다. A∼C등급의 경우 통신망 장애에 대비해 백업망을 구축하지만 아현지사는 D등급이라서 없었다. 


 KT는 앞으로 2년간 전체 통신구의 소방시설을 보강하고 감시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 4800억원을 투입해 중요 통신시설 통신국사를 400여 개로 확대하고 단계적으로 우회통신경로를 확보하기로 했다.


 KT는 지난 9월 로봇으로 통신구 화재를 감지·진화하고, AI로 맨홀을 관리하는 OSP 관리 혁신 솔루션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유사한 사고는 재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무소속 김경진 의원이 국립전파연구원 중앙전파관리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국 594곳의 통신국 설비를 표본 조사했더니 273건(45.9%)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KT가 117건으로 가장 많았고 SK브로드밴드 31건, LG유플러스 29건이었다. 


 법적으로 통신재난이 국가재난으로 분류되어 있지도 않다보니 정부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에서도 제외된다. 결국 재난 책임을 사업자에게 떠넘길 게 아니라 통신망이 사회 전체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감안해서 정부가 나서 모니터링하고 위험 상황을 예측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5G 통신망 보급으로 교통과 경제, 산업 등이 모두 연결되는 ‘5G시대’가 열린 만큼 통신 재난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통신재난 표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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