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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대화에서 국민을 울린 '민식이' 엄마의 절규
  • 이송규
  • 등록 2019-11-20 14:3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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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살 민식이, 어린이보호구역 내 사고로 지난 9월 희생
  • 사고 줄었지만 안전불감증 여전...처벌 강화 목소리 커

19일 오후 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의‘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행사를 통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어린이 안전 보호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민식이 엄마아빠가 사진과 함께 참석했다는 보도를 봤다. 그래서 첫 순서는 민식이 엄마아빠에게 양보하면 어떨까요?”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오후 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진행된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의 첫 질문의 기회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숨진 김민식(9)군의 어머니 박초이씨에게 줬다.


김군의 어머니는 “유족들은 국민청원을 통해 다시는 이런 슬픔이 안생기게 막아달라고 외쳤고, 기자회견을 수도 없이 했다. 아이들 이름으로 법안 만들었는데 단 하나도 통과 못하고 계류중”이라며 “아이가 다치면 빠른 안전조치 취하는 게 당연한 사회, 안전한 어린이 통학버스도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께서 공약하셨다. 어린이가 안전한 나라, 2019년에는 꼭 이뤄지길 약속 부탁드린다”고 울먹였다.


이에 문 대통령은 “질문이라기보다는 대통령에게, 나아가 우리 사회 모두에게 드리는 말씀인 것 같다. 다시 한번 위로 말씀을 드린다”면서 “스쿨존 전체에서 아이들의 안전이 훨씬 더 보호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자체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 관련 법안도 국회와 협력해서 빠르게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스쿨존서 사고로 숨진 9살 민식이


김군 사연이 세상이 알려진 건 김군 부모가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게 계기가 되었다. 김 군은 지난 9월11일 충남 아산의 모중학교 정문 앞 사거리에서 동생과 함께 엄마가 일하는 가게에 가려고 횡단보도를 걷다가 차랑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김군 부모는 청원 글을 통해 어린보호 구역내 신호등 및 과속카메라 설치 의무화, 어린이 보호구역 내 사망사고시 가중처벌 등의 내용을 담은 이른바 ‘민식이법’이 조속히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유사한 사고로 아이를 잃은 다른 부모들과 공동으로 청원을 낸 김군 부모는 “준비되지 않았던 예기치 못한 이별에 저희 피해 부모들은 아이들의 이름 앞에 눈물로 호소한다”며 “최소한 아이들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고,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의 미래가 부모님들이 지어주시는 그 이름처럼 반짝반짝 빛나기를 희망한다”고 적었다.


김군 부모는 지난 18일 한 종합편성채널에 출연해 “민식이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런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하니까 노력을 하는 것”이라고 오열해 시청자들을 울렸다. 방송 직후 청원에 동의한 숫자가 급증하기 시작해  20일 오후 1시40분 현재 21만1423명에 이른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3일 발의한 민식이법은 어린이 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사망사고시 3년 이상 징역형으로 처벌하고 음주운전·중앙선 침범 등 12대 중과실이 원인이 된 경우 최대 무기징역까지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스쿨존, 어린이 안전을 지켜주는 구 


어린이보호구역은 1995년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교통사고 위험으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정한 구역을 말한다. 현재 초등학교와 유치원 주출입문에서 반경 300m 이내 주통학로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있다.


보호구역에서는 자동차의 정차나 주차를 금지하고 운행속도가 시속 30km 이내로 제한된다. 등하교 시간에 자동차 통행을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도 있다. 어린이 안전을 지키기 위한 신호기와 안전표지 등 각종 도로부속물도 설치되어 있다.

2009년 12월부터 어린이보호구역에서 30km 속도를 초과해 달리다가 13세 미만의 어린이를 다치게 한 교통사고의 경우 중과실 사고로 봐서 보험에 가입했더라도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신호를 위반한 차량은 범칙금 12만원에 벌점 30점 또는 벌점 없이 과태료 13만원 처분을 받게 된다.


법규 뿐만 아니라 어린이보호구역 내 사고를 막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적용되고 있다. 서울시만 하더라도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제로’를 목표로 올해 관련 예산을 지난해 2배 수준인 119억원으로 늘려 시설을 정비하고 있다.


보호구역 내 노상주차장으로 아이들 보행안전이 위협받는 곳은 주차장 이전을 추진하고, 도로가 좁아 보행로를 낼 수 없던 곳은 학교 담장을 옮겨 보행로를 확보하고 있다.  보호구역 진입부에 발광형 태양광 LED 안내표지판과 과속경보안내표지판, 불법주정차 단속용 CCTV 등도 설치하고 있다.


횡단보도 대기공간을 노란색으로 칠해 시각적 대비로 교통사고 예방효과를 높이는 옐로카펫이 만들어지고 볼라드와 연석 등을 이용해 보행공간과 차도를 구분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고 줄었으나 일부 운전자 여전히 쌩쌩


당국의 노력으로 어린이보호구역 내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는 크게 줄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어린이보호구역 내 사고 건수는 435건으로, 전년 479건에서 9.2% 줄었다. 사망자 수도 8명에서 3명으로 63% 감소했다.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에서 어린이 교통사고 통계를 제공하기 시작한 2005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이같은 성과에도 일부 운전자들은 여전히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쌩쌩 달리며 어린이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이날 오후 서울 동작구 상도동 모초등학교 입구. 일방통로길인 통학로 인근 전봇대와 도로 바닥에 어린이보호구역을 알리는 안내 문구와 경고 표시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었다.


이날 추운 날씨 속에서도 하교 시간에 맞춰 녹색어머니회 자원봉사자들이 교통안전활동에 나섰다. 대부분 차량은 지시에 맞춰 차량을 멈추고 천천히 움직였으나 여전히 신호가 바뀌기도 전에 출발하는 운전자가 적잖이 목격됐다.


학부모 신모(50)씨는 “학교 앞으로 지날 때에는 여러 경고판이나 과속방지턱이라든지 하는 시설이 있어 아무래도 천천히 운전하게 된다”면서도 “30㎞ 규정속도를 지키려고 해도 뒤에서 늦게 간다고 빵빵 거리면 나도 모르게 액셀을 밟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어린이보호구역 내 안전 시설을 더욱 강화하고 처벌도 엄격히 함으로써 관련 규정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인식이 운전자들 사이에서 자리잡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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