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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결함 은폐·늑장 대응' 현대기아차 전 임원들, 첫 재판 일정 또 다시 연기
  • 이송규 기자
  • 등록 2019-10-31 13:2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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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타2 엔진' 결함 알고도 서로 공모해 결함 숨긴 혐의로 기소
  • 1심 첫 공판기일 열렸으나 "기록 검토 시간 더 필요하다" 요청해 일정 변경
  • 전문가들, "적당히 넘어가고 무마하겠단 생각 바꿔야 한다" 지적


현대기아차의 세타2 엔진 결함 은폐 및 늑장 대응에 대한 첫 재판이 연기됐다. 사진은 현대기아차 본사 전경. (사진=매일안전신문 DB)

모든 부문을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진정으로 고객을 만족시켜 기업의 무한 생존을 유지하기 위해 , 1980년대부터 일본,미국이나 유럽에서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 만족경영' 을 넘어 이제는 고객에 감동을 제공하는 '고객감동경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최대 자동차 현대기아자동차의 전직 임직원들은 품질본부에서 근무했을 당시 서로 공모해 국내에서 세타2 엔진에 대한 결함을 숨긴 혐의, 세타2 엔진 외에도 총 6건의 결함을 리콜하지 않고 비공개 무상수리한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31일 첫 공판을 열었다.


대상자는 현대기아차 법인과 2015~2017년 세타2 엔진 리콜 당시 품질을 총괄했던 신종운 당시 현대기아차 부회장을 비롯해 오병수 전 부사장, 방창섭 전 품질본부장, 이승원 전 품질전략실장 등 4명이다.


재판부는 피고인 측에 공소 사실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하지만, 변호인은 "기록의 양이 방대하고 사진이 있어 복사가 늦어졌다"며 "오늘 의견을 말하긴 어렵고, 기록 검토를 마친 뒤 밝히겠다"고 답했다. 그는 "기록의 양이 1만7,000~8,000페이지나 된다"면서 "다음 기일에는 공소장에 대한 의견을 말하겠다"고 설명했다.


변호인 측은 기록 검토에 6주에서 8주 가량 소요될 거라며 별도의 준비기일을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12월 17일 속행공판을 열어 검찰 공소 사실에 대한 피고인 측의 입장을 듣기로 했다.


애초 이번 공판은 원래 지난 달 26일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당시 현대기아차 변호인단이 재판을 연기하면서 일정이 변경됐고, 이번에도 현대기아차 측이 재판 연기를 요청함에 따라 첫 재판은 또 다시 미뤄지게 됐다.


현대기아차 전 임직원 4명은 세타2 엔진 결함을 알고도 의도적으로 은폐, 리콜을 미뤘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사진은 세타2 엔진.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세타2 엔진 결함 사태 시작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세타2 엔진 장착 차량에서 비정상적인 엔진 소음이 올라온다는 불만을 시작으로 갑자기 시동이 꺼지는 현상, 엔진 속 주요 부품(커넥팅로드)이 부러지고 실린더 안쪽 벽에 흠집이 나는 현상, 화재 등 각종 문제가 발생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현대차는 2015년 9월 미국에서 세타2 엔진이 장착된 쏘나타 47만대를 리콜했다. 이후 119만대를 추가 리콜했으며, 소비자들로부터 집단 소송을 당해 수리비를 전액 지원하고 동력계통 보증 기간을 연장하기도 했다.


대규모 리콜이 이뤄진 미국과 달리, 국내에선 리콜이 실시되지 않았다. 미국 공장에서 생산된 엔진에만 문제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조사를 통해 "제작 결함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내리고, 현대차에서 근무하던 한 직원이 "현대차가 엔진 결함을 축소·은폐했다"고 폭로하는 일까지 벌어지며 결국 리콜하게 됐다.


리콜 대상 차량은 세타2 엔진이 탑재된 그랜저(HG)와 쏘나타(YF) 등 5개 차종 17만1,348대였다. 들어간 비용만 3,600억 원에 달했다. 아울러, 현대차는 5년 10km였던 엔진 보증 기간을 '무제한'으로 늘리기도 했다.


결국 리콜이 진행되긴 했지만, 검찰은 현대기아차가 세타2 엔진 결함을 알고도 은폐하고 리콜을 지연했다며 지난 7월 24일 담당 임원들을 자동차관리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자동차제작사 등은 결함을 인지하는 즉시 이를 공개하고 시정조치 해야 한다. 결함을 은폐·축소 또는 거짓으로 공개하거나 결함 사실을 안 날부터 지체 없이 이를 시정하지 않으면 10년 이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리콜은 자동차 회사가 제품의 문제점을 발견한 경우 이를 널리 알리고 고쳐주는 소비자 보호 제도다. 보통 자동차 회사가 자사의 차의 결함을 먼저 감지해 국토부에 자발적으로 신고 후 수리를 진행하는 '자발적 리콜'이 일반적이다. 당연히 모든 비용은 제조사 측이 부담하며, 이미 자비로 수리를 마친 경우 보상을 신청할 수도 있다.


예외도 있다. 현대기아차는 12개 차종 23만8,321대 차량에 대한 리콜 권고를 "안전 운행에 지장을 주는 결함이라고 볼 수 없다"며 거부했다가 청문 절차까지 거친 끝에 강제 리콜 처분을 받기도 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시행된 최초이자 유일한 '강제 리콜' 사례다.


자동차 회사들이 리콜을 꺼리는 것은 비용 문제와 이미지 타격 때문이다. 하지만, 작은 결함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자동차 특성 상 사소한 문제에도 리콜은 반드시 실시돼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제조사들의 인식 변화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예전과 달리 최근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정부도 소비자 중심으로 조사하는 부분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자동차 회사들이) 적당히 넘어가고 무마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것 같지만, 시대가 달라졌기 때문에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 문제가 발생했을 때 처음부터 제대로 인식하고 미리부터 양심고백을 통해 철저하게 대처한다면, 비용 절감은 물론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거나 도리어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주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 회장도 "소비자는 자동차 회사의 마루타가 아니다"라며 "자동차 회사들이 결함의 경중에 따라 대처하지 않고, 사회적 관심도의 강도에 따라 움직이는 관행은 고쳐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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